캠프를 갔다 온 아이보다 어쩌면 제가 생각이 많았던 3주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저희 아이는 고등학교 올라가서 보도듣도 못한 점수를 받더니 절대 안가겠다던 기숙캠프에 관심을 살짝 보이더라구요.
관심정도라 일단 가봐라 하고 보내게 되었습니다.
이 아이는 보통의 여고생처럼 약간의 화장하는 것도 좋아하고 친구들과 노래방가고 쇼핑하고 카페가고 노는것도 좋아하지만 게임하는 것도 좋아하고 웹툰도 야구도 두루두루 좋아하고 공부도 며칠 못가지만 그 며칠동안은 죽어라 하는 아이입니다. 즉 공부만 하는걸 아주 답답해하는 성격?입니다.
그렇다보니 잠자는 시간은 천차만별이고 중학교 때는 가능했겠지만 고등학교 가서는 절대 가능하지 않은 점수가 나온거겠지요...
저는 캠프가서 딱 두가지 - 자고 일어나는 습관과 계획세워 공부해보기 이것만 좀 가능해져서 왔음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런데 참 많은것들이 조금씩 바뀌어서 왔더라구요.
여러 멘토쌤들의 모습을 통해 뭉클했던 순간들과 가슴벅찬 순간들 뿌듯한 순간들을 마구마구 쏟아내는데...
수학 한문제로 멘토쌤들과 오랜 시간을 통해 해결했다구 뿌듯해하고 자기를 많이많이 안아준 멘토쌤 때문에 울컥했었다하고 어떤어떤 인강을 듣고 어떤어떤 책을 참고해 보라구 멘토쌤이 친절히 알려 주셨다구 그대로 해보겠다 하고 식당 아주머니와도 전번을 주고받았다는 등 캠프장 정문앞 할아버지 할머니와도 운동하면서 인사를 자주 해서 마지막 날에는 집에 간다구 인사도 드렸다구...
공부만 하고 온건 아니지만 참 여러모로 성숙해져서 온것 같습니다.
퇴소 후 하루는 놀아도 된다구 맘편히 놀더니 일요일에는 놀긴 놀았지만 찔렸는지 저녁에 인강을 듣고 광복절 날에는 역시 놀긴 놀았지만 저에게 앞으로 일요일에는 엄마가 핸드폰을 가져갔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인강을 듣더라구요.
멘토쌤과 약속한게 있다구 그러면서요.
어쨌든 학원에만 의존했던 아이라 아직까지는 어떤 인강으로 어떻게 스스로 공부를 해야할지 방향을 확실히 잡은건 아니지만 멘토쌤들께 물어물어가며 스스로 찾아가려는 모습이 느껴졌습니다.
오늘은 아침 6시30분에 일어나(물론 제가 깨우기는 했지만) 자기도 모르게 이불정리가 된다면서 웃으며 학교에 가더라구요.
3주에 크게 뭔가가 확 바뀔거라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그치만 적어도 멘토쌤과의 약속을 지키려는 마음, 자기도 열심히 해서 멘토쌤 후배가 되구 싶다는 등 그 마음들이 앞으로 아이가 공부 하면서 힘든 순간순간들마다 이끌어줄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 사전에 이런저런 여건상 캠프는 딱 한번이라 생각했었는데 아이도 저도 겨울을 준비하고 있네요^^;
그 때는 그 원동력을 기반으로 조금더 앞으로 나아가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저혼자 생각해봅니다.
크고작은 모든 일들 뒤에서 챙겨주시느라 바쁘게 움직여주셨던 대표님, 아이들 한명한명 보물처럼 여겨주시느라 애써주셨던 운영진분들, 아이들을 진심을 다해 이끌어주셨던 인생멘토쌤들, 맛있고 건강한 식사를 책임져 주셨던 주방아주머님들, 그밖에 청소와 안전관리를 위해 애써주셨던 많은 분들께 진심을 담아 감사 인사 드립니다.
저는 당분간 이 아이가 최대한 늦게 돌변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