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기 김한슬 엄마입니다.
우선, 무사히 캠프를 마치고 돌아온 아이들과 관계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여러 캠프를 알아보던 중, 72시간 공부캠프는 자기주도가 안된 저희 아이에게 꼭 필요한 캠프라고 생각됐습니다.
판서형이나 진도 수업이 아닌, 본인의 공부 계획을 세우고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곳을 찾은 결과였습니다
결론은, 중3 겨울방학부터 보내볼 걸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그런 캠프였습니다.
왜 중3부터 보내면 더 좋았을까..
망설이던 사이 이미 고1 겨울이 되었고, 1년을 버린 느낌이 크게 와닿았기 때문입니다.
결과를 떠나서, 제 품에서 떠나보내는 불안함과는 달리, 부모 옆이 아니어도 무언가를 홀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던 계기가 아니었나 합니다. 물론 본인이 집떠난 불편함은 감수해야죠^^
백신을 맞히면서까지 보내야 하는지, 공부가 전부가 아닌데 하는 불안한 마음에 많이 망설였습니다만,
아이들에게는 이런 캠프를 빨리 겪을 수록, 막연한 두려움보다 한번의 경험을 통해 별 것 아니라는 느낌을 받은 것 같았습니다.
아이를 캠프에 보낸지 1주일만에 듣게 된 아이의 목소리에 너무 기쁜 나머지 제가 하고 싶은 말을 다 못했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아이는 차분했고, 캠프생활에 대한 장단점을 나열하며 조잘대는 목소리는 제가 알던 딸이라기보다, 조금은 성장한 느낌이었습니다. 품에서 약간 떠났다고나 할까요?
큰 기대를 하고 간 캠프가 아니었고, 솔직히 아이의 선택이 아니라, 부모가 들이밀었던 캠프였기에..
중도에 퇴소를 하고 온다고 해도 할 말이 없었으며, 중간에 오고싶으면 오라고까지 하면서 들여보냈습니다.
다행히, 끝까지 잘 버텨주었고, 같은 방 아이들과 무난히 잘지냈으며, 멘토샘들에 대해 생각보다 큰 충격을 받은 모양새였지요..
"엄마, 우리 멘토샘이 의예과래.. 여기는 멘토샘 반이 sky래~"
본인이 경험하고 있는 캠프에 이렇게 공부잘하는 사람들이 많다는게 신기했던 모양입니다.
사실, 저희 아이는 우수했던 아이였으나, 본인이 싫어하면 묵묵히 No를 온몸으로 표현하는, 유연함과는 거리가 먼 스타일입니다. 굉장히 유니크한 특징을 가진 끼있는 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 아이는, 밤새 글쓰고, 음악을 듣고, 만화를 그리기 좋아합니다.
3살때 한글을 뗐고, 유키구라모토나 이루마 연주를 들으면 금방 피아노를 쳐대던 아이였기에 상당히 기대가 컸어요..
교육청 영재원도 다녔었지요... 다 부질없네요^^
결국 공부는 재능도 필요하지만, 뚝심과 엉덩이 싸움이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뒤늦게 저나 아이가 깨달았지요..
흥미가 없으면 공부도 안된다..가 저희의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노력이 따라주지 않으면 고등은 필패라고 깨달았을 때는 이미 초조함만 가득했습니다.
캠프에 등떠밀려 간 아이는, 그 곳에서도 역시나 크게 진도도 못나가고, 인강을 듣기엔 뒤늦은 학원빨로 가득차 자기주도가 잘 안되었나 봅니다.
멘토샘도 걱정하셨고, 한슬이도 스스로 걱정을 했었을 겁니다.
하지만, 1주일이 지나고, 2주일이 되고.. 조금씩 나아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중도퇴소를 걱정했는데, 나아지고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무척 기뻤습니다^^
3주가 지나고 만나 우리 한슬이가 말하더군요~
같은 방 친구들과 여름캠프에서 만나기로 했다고^^ 그 약속을 지켜줄까요?
본인은 아직 대답하지 못하겠다고는 하네요~ ㅎㅎ
캠프 식사가 올라올 때마다, 아이가 좋아하는 반찬을 보고 좋아하고, 며칠에 한번씩 부모님 편지도 썼습니다.
저희 아이는 입맛이 여간 까다로운게 아니어서, 크게 기대를 안했습니다. 배달음식을 엄청 좋아라 하거든요~
음식이 딱 맞았던 것 같진 않고, 1시간 안에 4명이 모두 씻기에 시간이 부족했다 합니다.
그런데 잘먹는 아이들이 많았고, 변비걸린 친구들을 걱정했었습니다..ㅎㅎ
토마토 설탕절임을 굉장히 반겨했고, 빨래가 잘 마르지 않았지만, 그냥저냥 입었다고 하니 전 더 좋더라구요?
왜냐면, 밖에서는 그냥 받아들이는 모습이 집에서의 까탈쟁이가 아니어서 좋았습니다^^
멘토샘이 가르쳐주신 부분은 만족했던 것 같습니다. 이해가 잘되더라 합니다.
본인이 질문을 잘 안했지만, 멘토샘이 좀 더 챙겨주셨던 게 아닐까 추측합니다.
멘토샘이 따로 전화주셔서 부모님이 원하는 부분 따로 물어봐주셔서 감사했어요~
그 친구들도 귀한 집 자식들인데 어찌나 예의바른지요.. 아이가 많이 느끼고 배웠을 것입니다.
이 부분 크게 감사드리고, 지금은 저렇게 널부러져서 스마트폰을 다시 끼고 있지만, 캠프 별거 아니네 하면서 여름에도 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21기 캠프도 큰 탈없이 무사히 마치게 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